세계의 모습을 논리적으로 파악하기보다는,
한 인간으로서 세계를 인식하게 되는 형식들을 살펴보려 했다.
어느날
순수한 인식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체험을 하게 되었을 때,
현실 속에서 현실 너머의 자각을 경험했다.
그 자각은 현실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투명하게 만들었다.
세계는 여전히 존재했다.
그러나 이제 그것은, 그 속에 깃든 의식의 거울처럼 빛난다.
대상과 주체, 인식과 존재는 분리되지 않고 서로를 비추는 거울처럼 작동한다.
그 순간, 나는 나를 본다.
그러나 그 ‘나’는 자아가 아니라 모든 형식 이전의 빈 의식이며 고요한 깨어 있음이었다.